OUTTA BOXES 📦

주말 커플인 우리.

요 몇 주 간 주말마다 12 F/W 준비를 위해 백화점만 돌아 다녔던 터라

이번 주말에는 백화점 먼지만 들이킬 게 아니라 바깥 공기 좀 쐬자는데 공감했다.

그래서 평소 자주 안 가던 장소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, 몸과 마음이 귀찮아

그냥 다시 우리가 가장 즐겨찾는 장소, 광화문에서 만나기로 했다.

근데 광화문을 자주 가긴 하지만, 그렇다고 광화문을 속속들이 알고 있진 못했다.

그냥 늘 가던 장소와 식당만 찾아 갈 뿐이었다.

그래서 우린 좀 다른 곳을 찾아보자고 했고, 마침 둘 다 순대국이 땡겨 인터넷 검색을 하니

바로 어제 찾아간 이 곳, 광화문 <화목순대국>이 나왔다.

지도를 통해 확인했기 때문에 화목순대국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.

밥 먹을 때 웨이팅 별로 안 좋아하는 나는 이곳이 유명한 집이라 웨이팅도 필요하다는 글을 보고 조금 망설였지만, 막상 가니까 자리는 넉넉했다. 아마 주말에다 점심이 조금 지난 시간대라 그런듯했다.

어쨌든 그리하여 가게 된 <화목순대국>에서 나는 순대만 들어있는 '순순대국'을 시키고, 여자친구는 순대+내장+머릿고기 들어있는 '순대국'을 시켜서 먹었다(둘 다 보통 사이즈로)

참고로 뛰어난 미식가도 아니며 순대국 전문가는 더더욱 아닌, 그냥 김치에 밥만 있어도 밥 잘 먹는 내가 화목순대국에서 느낀 점들을 간략하게 말하면

1. 순대국 집은 어딜가나 위생이 좀 아쉽다(대표적으로 컵에 고춧가루 묻어 있는 거). 뭐 바쁘니까 이해할 수도 있지만, 한때 아구찜/생선구이 하셨던 우리 부모님 가게 위생 상태는 정말 깨끗했던 거에 비춰보면 물통이나 수저, 테이블, 물컵의 위생이 불결한 건 식당 주인의 의지 문제인 것 같다.

2. 밥을 말아서 준다(주문할 때 따로 달라고 해야 함).

3. 깍두기 맛있다.

4. 사장님이 친절하시다.

5. 순대국에 다대기(다진양념)이 풀어져서 나온다. 좀 덜 맵게 먹고 싶었는데 조절이 안되서 아쉽.

6. 순대국은 국물에서 약간 돼지고기 비린 맛이 났다. 고기도 약간 그랬다. 내가 먹은 순순대국에선 그런 맛이 없어서 순순대국 먹길 잘했다 생각했다. 그래도 둘 다 국물도 안 남기도 잘 먹었다.

7. 추운 날 순대국 생각날 때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었다. 그 때도 순순대국 먹어야지 ㅋㅋ

순대국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경복궁 한 바퀴를 슥 돌고 나니 다시 배가 고파졌다-_-;

그래서 찾아간 곳은 파리크라상!

이것이 자그마치 27,000원 어치다.

처음엔 너무 많이 샀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, 접시는 LTE의 속도로 비워졌다.

그리고 우리는 아이패드로 애니팡을 혼연일체가 되어 신명나게 했고, 마침내 감격의 30만점을 돌파하였다.